시결

신인상

그날 꿈에는 매미가 나와 사람 말을 했다

이원재

밤도 모르는 매미 소리에 잠이 달아났다
저걸 확, 다 없애버려야지
분한 맘에 창을 꽥 연다
해도 잠에 드신 걸 아는지 모르는지
네놈들, 태양보다 가열차게 배때기를 떨며 공명하다가
숨 막히게 날갯죽지를 비틀어대다
우스꽝스러울 만큼 결연하게 개미나 신발창의 먹이가 될 테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아직 어린 놈은 땅속에서 힘차게 몸을 떨 것이고
다 큰 놈은 정열적인 노랫가락에 힘이 겨울 것이다
어린 놈이 다 커버리는 것
몸이나 떨고 있던 것이 퍼덕이는 날개를 갖는 것
껍질을 깐 단단한 대가리로 들이대 보는 것
초라한 몸에 음악 비슷한 게 담기는 것
어둑한 구석에 숨어있다 뜨겁게 울어젖히는 것

아연한 채 창을 밀어 닫는다
저놈들처럼 충실할 수 있다면
저놈들처럼 한바탕 울부짖을 자리가 내게도 있다면
웃겨, 질투를 다 하고 있네
얼음 팩도 에어컨도 있는 난데

그날 꿈에는 매미가 나와 사람 말을 했다

훗날 어느 풀죽은 겨울
나무둥치에 안긴 내 껍데기를 주워 들고
여름을 그리며 후회나 하지 말거라

이원재
2024년 《시결》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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