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천국으로 편지를 보낼 때는 종이비행기를 접어야 한다
백목인
나비넥타이를 선물했다가
날아가서
목이 졸려 죽은 슬픈 사연
그 이후론 누구에게도 선물하지 않는다.
먼 나라의 친구에게는 편지하지 않는다
날아가면
슬퍼지니까
어제는 연락이 닿았다
아무래도 좋은 중학교 친구들과
저수지의 술집에서 매운탕을 마시고
둘러앉아 둘러앉아
창밖에선 왜가리가 울고
차 뒤에선 담배를 피우고
연기 날아가고
분향처럼
이따금 대화는 멈췄는데
호수에는
흰나비가
뭐지
뭐지 저게
빛이 떠 있는데
저수지는 호수가 아닌데
우리는 실종되었는데
불가사의한 빛을 목격하면 일주일 정도 다른 공간에 가게 되고
나는 집에 돌아왔다.
우편함엔 편지가 쌓여있고
편지와 먼지를, 자꾸 헷갈리는 일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늦게나마 보내. 네가 사라진 후에 세상은 갈수록 더 이상해지고 있어. 대체 세상은 어디까지 더 이상해지려는 건지? 알 수 없어. 나는 계속 헷갈리고 있어. 어제라고 생각했더니 벌써 오래전 일이고, 서랍에는 먼지가 수북하더군······ 잉크가 굳어 긴 편지를 쓸 수 없어. 주말이면 사람들은 자꾸 사라져.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시는 돌아가고. 이따금 비행 소음이 온 도시에 울리지. 덕분에 나도 알아차린 거야. 십 년 전에 맞춰놓은 자명종 시계가 이제서야 울리듯.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너를 탓하려는 건 아니야. 하지만······’
백목인
2025년 《시결》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