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결

신인상

폐교

백목인

개수대의 물은 전부 틀어놨다 소리가 듣고 싶었으므로
운동장을 십만 바퀴째 뛰던 아이가 마침내 투명해지는
소리

누가 공을 차다 말았지

교실을 찾는다 제일 좋은 교실을
좋은 교실엔 책상과 교탁이 있고
빛이 있다

읽어볼 사람
없니?

오늘이 며칠이니

29번

29번
없니?

복도에는 음악이 있다 하지만 음악실에 달려가 보면 아이가 없을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모두가 노력하지 않고

않아도 된다

선생님

선생님,

수업은 그만해요. 의미가 있을까요. 학교는 이미 끝난 것을······ 저는 너무 많이 배웠어요. 국어를, 수학을, 교과서를······ 세상에, 이런 의미 없는 걸······ 교실을 나갈 걸 그랬어요. 그리고 이미 늦었어요. 국어요? 천국이 어느 나라일 줄 알고요? 세상에······ 확신해요? 영국······? 책에서 봤어요. 교과서 말고요. 선생님이 예전에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파란색 물통에 빠뜨린 소설책에서······ 소설책에서는요, 마법학교가 나오는데······ 세상에, 나는 그 학교에 가고 싶어. 이제껏 전 뭘 한 거죠? 몸은 그저 빼빼 마르고. 바다를 건너려면 튼튼한 다리가 필요할 텐데······ 저는 필요 없는 것들만 너무 많이 배웠어요. 너무 많은 말을. 너무 큰 숫자를······ 그렇게도 많이 배웠는데. 그 애에게 해줄 말이 없어요. 그렇게나 많이 배웠는데. 그렇게 작은 숫자조차도 저는

29번 없니?

격리된 아름다움 운동하는 빛

백목인
2025년 《시결》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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